2009년 11월 04일
하소연, 푸념, 선생 똥은 개도 안 먹는다.
"선생 똥은 개도 안 먹는다는 말이 있잖아."
"그런 말도 있어요?"
"들어 본 적 없니?"
"음, 선생님들 똥은 뭐가 다른가?"
"학생이란 것들이 하도 속을 썩여서 개도 안 먹을 만큼 독하다는 말이야."
"맞는 말씀이네요."
요즘은 그렇지 않지만 예전에는 동네 개들이 사람 똥을 주워먹는 것을 많이
보았습니다. 아주 오래 전이죠. 요즘 학생들은 상상도 하지 못하겠지만요.
그만큼 개들도 배가 고팠다는 말이 될까요. 지금이야 호강하는 견공들도 있
다지만 이 나라에서 개는 가족의 일원이 아니라 식량이 되기도 하고 때가 되
면 팔려나가는 짐승이었지요. 아주 더 오래 전에는 먹을 게 하도 없어서 개
똥을 물에 풀어 먹었던 적도 있었다는 이야기를 들은 기억이 있습니다. 아,
그냥 개똥 자체를 먹었다는 것이 아닙니다. 개는 열심히 쏘다니며 무언가를
먹겠죠. 특히 곡식을 주워 먹은 경우에는 소화가 되지 않아 똥으로 그냥 나
오는 경우가 있었나 봅니다. 너무도 먹을 게 없던 시절에는 그 소화되지 않
은 곡식을 먹을거리로 삼았다는 것이죠. 도무지 믿을 수 없는 이야기 같지만
있었을 법한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쌀이 남아돌아 썩을 지경이라는 지금은
상상도 못 할 풍경이지요.
그런데 선생님들의 속은 개가 똥을 먹지 않게 되었어도 여전한가 봅니다.
참 우리네 어머니들은 현명하시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도 많이
있나 봅니다.
친구 녀석 왈.
"야, 살다 보니까 이런 교활한 인간도 만나게 되네."
"무슨 일이야?"
"사무실 주인 할머니 말이야."
"야, 세상 거의 다 산 노인이 교활하면 얼마나 교활하다고 그러니?"
"지난 번에 사무실 집기를 얻은 게 있다며 가져다 놓겠다고 해서 그러라고 했
잖아."
"그랬었어?"
"자기가 어디서 얻게 되었는데 그냥 주겠다는 말이 있었다고 했잖아."
"아, 그것 말이지. 없어도 되는데 사무실 좁아지잖아. 거절하지 않았어?"
"아니, 그 할머니가 갖고 싶어하는 눈치라서, 그러면 그냥 가져다 놓으라고
했거든. 네가 세상은 도우며 살아야 되는 거라 했잖아."
"그러면 됐지. 왜?"
"그런데 오늘까지 연락이 없는 거라."
"아니면 말면 되지!"
"아까 전화가 왔는데, 자기가 옮길 수 없으니까 내가 배송하는 데 부탁해서
돈 주고 가져오라는 거야."
"응, 뭐...?"
"몇 만 원밖에 안 하니까 가져오래."
"엉, 왜 네가 돈을 내고 가져오냐? 그냥 주는 거라며?"
"그러게 말이다. 할머니가 얻기로 했는데 운반비를 나한테 떠넘길 셈이었던
것 같단 말이야. 아마도 처음부터 그럴 속셈이었던 것 같아서 영 불쾌하네."
"설마. 어쩌다 그렇게 되었겠지. 처음부터 그랬겠냐."
"그럴까?"
"그럴 거야. 사람은 믿어야 맛이라니까."
"하기야 의심하면 끝이 없으니까."
"하지만 너나 나나 영악하게 세상 살기는 글렀어. 세상을 다 이해하고 감싸는
아름다운 마음을 가졌으니 말이야. 훗훗훗."
녀석은 묘한 쓴 웃음을 짓는다.
# by | 2009/11/04 00:35 | 슬픈 하루 기쁜 하루 | 트랙백 | 덧글(0)



